나는 대학교 학생 식당이 좋다
나는 대학 시절 학생 식당을 좋아했다. 그리고 구내식당 같은 걸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지난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학교 식당에서 먹는 것을 좋아했다기보다는 아주 싫은척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건 본심이 아니었다
내 친구들은 학생 식당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맛도 그냥 그렇지만 무엇보다 학교 안에 먼가 있다는게 그리고 서비스가 별로라는 선입견? 편견들... 아무튼 친구들은 학생 식당이 맛이 없으니 오늘은 나가서 먹자, 길 건너 어디가 싸고 맛있다... 머 여러 이유로 교내 밖으로 나가서 점심을 해결하곤 했지만 내심, 나는 학교 식당에서 그냥 먹고 싶었다. 학교 식당... '맛이 없다'. '가격이 싸다', '분위기가 별로다'... 물론 가격이 주는 메리트 때문에 친구들은 학교 식당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학교 주변 식당이 학교식당 보다 월등히 비싸거나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나는 재수를 했었다. 재수를 하면서 학원 식당에서 또래 학생들을 볼때면 뭔가 좀 답답했다... 뭔가, 막혀 있었다. 물론 나 역시 그때 참 답답했었으니까... 그렇게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대학교에 와서 학교 식당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보니 쾌활했고 다양했다. 각자의 주제가 있어 보였다. 이런 느낌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대학 다닐때 학교 식당에서 점심 먹는게 좋았다. 그리고 가능한 한 자주 이용하고 싶었다. 더군다나 나는 맛집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점점 학교 식당에 대한 애착(?)이 높아졌던 것 같다.
그리고 학생 식당과 더불어 대학 도서관 역시 비슷한 느낌을 내게 주었다. 대학 도서관은 조용도 했었고 차분한 분위기도 나름 좋았지만 다른 전공 학생들이 와서 무언가를 공부하고 있다는 모습 자체가 나한테는 굉장히 신비로웠다. 물론 나는 책을 벗 삼아 잠을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지만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꿀잠을 자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어떤 큰 어떤 기운을 받는 아니 은총(?)을 받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내가 자주 도서관에 가다보니 친구들은 내가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한다는 착각도 하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은 내가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과는 반대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음을 비아냥 대기도 했다. 사실 나는 정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그저 그런 분위기, 그런 학생들의 공부을 마치 영화 관람객의 입장에서 즐겼던 것 같다.
돌이켜 보니 나한테 학생 식당과 도서관은 마치 한 편의 라이브 영화와도 같은, 한 편의 독립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제공해 주었던 공간이었다. 당시에는 그게 어떤 느낌인지는 몰랐다, 그냥 도서관에 오면 마음이 편했고 학교 식당에서 라면이라도 먹고 있으면 옆 테이블에서 논쟁하는 학우들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는 오늘 베트남 호찌민 인사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쌀국수 한 그릇을 먹다가, 예전 학창 시절 내가 왜 도서관과 학교 식당을 좋아하게 됐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 내가 좋아했던 대학교의 학생 식당과 그리고 도서관은 '나의 독립영화관'.... 매일 매일 라이브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그런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던 그런 느낌을 제공해 준 공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또 새로운 라이브 베트남 독립 영화를 감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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