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로컬 부동산, 고단한 몇 개월을 보내고..
베트남 호치민, 하노이처럼 대도시가 아닌 로컬에서 가성비가 좋은 부동산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한국처럼 공인중개사가 있어 일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경우도 별로 없는듯 하다. 실제로 베트남 로컬에서 부동산을 문의하면 그냥 동네에서 부동산 외에도 이일 저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원하는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베트남 부동산업자들이 제일 먼저 묻는 말이 "돈 얼마나 있어?" 이건데 물론 돈이 중요하지만 제일 먼저 용도를 물어 보고 거기에 맞는 물건과 가격을 안내하는게 보통 한국에서 경험한 부동산 거래 방법인데... 여긴 일단 가격 물어 보고 그 가격에 맞는 물건을 안내한다.
근데 머 여기까지는 일의 순서가 좀 바뀌었거늘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실상으로 들어가면 그 가격이 물건에 맞는 가격인지도 모르겠고 주인들이 부르는 가격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과거 땅을 알아 볼때도 가격이 좀 비싼거 같아 땅 주인에게 가격에 대해 물어 보니 땅 주인 하는 말이 과간이었다. "내가 사고 싶은 땅이 000이라서 이 땅을 000에 팔아야 한다" 이렇게 대답을 하는데 먼 멍멍이 틀니 빠지는 소리인지...
그래서 내가 경험한 베트나 부동산 가격은 거품 머 이런걸 논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주인 마음이다. 희안한건 다들 땅부자인지는 모르겠으나 가격을 내리는 일이 드물다는 것...
이런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도 부동산 사람들이 너 돈 얼마 있어 물어 봤을때 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난 이런 집 원해라고 마치 돈이 많은 사람인냥 행동했다 ㅎㅎ
그렇게 행동하니 베트남 부동산 업자는 진짜 비싼거부터 보여 주더라 ㅋㅋ. 그리고 내가 물건을 보고 가격을 엄청 깍으니 빈정거리는 업자도 있었고 아예 무시하는 업자도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는 그래도 성실한 친구도 있었다. 그렇게 가격을 다운시키면서 계속 다른 물건을 보여달라고 요청도 했다.
내가 찾는 물건만 읍네 ㅠ
이 과정만 2달이 넘게 걸렸다. 물건이 없는게 아니라 내가 찾는 가성비 좋은 물건이 없는 것이다. 나는 그 성실한 부동산업자에게 지금 베트남 부동산 경기도 안 좋은데 주인이 원하는 가격을 다 지불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구글 번역기를 수없이 돌리며 설명을 했다. '가성비 좋은 부동산' 이 문장을 이해시키는데도 엄청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국으로 치면 갑자기 임대차에 문제가 생겨 급하게 들어가거나 나오게 된 물건, 아니면 급매가 나오는 경우 등 이럴때 가성비 좋은 부동산을 구할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런걸 아무리 설명해도 통하지 않더라... 나도 급하지 않았기에 그냥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베트남 금리가 하향 조정 되었다. 그러자 내가 알고 있던 몇개의 물건이 자취를 감추거나 세가 나가거나 판매가 되었다. 금리를 내리는 것이 경기가 나빠질 것 같아 내리는건데 그게 이렇게 역효과가 나나 머 이런 생각도 들게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짜증나는 베트남 로컬 부동산 시장을 경험하고 있는데 우연찮게 급하게 들어올 사람이 필요하다며 부동산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그리고 물건을 확인해보니 생각한 것보다 좋아서 계약을 하기로 했다.
이 주택을 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조상추모공간(?)'이 없다는 것... 베트남 사람들은 조상님들을 집안에 모셔두고 향을 피워두는 문화가 있어서 집 어딘가에 그런 공간이 있다. 집이 크면 거실 옆에, 집이 3층으면 3층 절반을 그렇게 사용한다. 베트남 여행을 오셨다면 길에서 나무박스에 과일, 과자 등등을 올려 놓고 촛불을 켠 나무박스를 봤을 것이다. 집이 작으면 그렇게라도 조상추모공간을 만들어서 사용한다
한국 사람의 눈으로 봤을땐 이해하기 힘든 공간... 물론 조상을 추모하고 그렇게 가족관 유대를 공고히 하고 머 그런 측면은 좋지만 공간을 인위적으로 형성해서 돌아가신 조상들을 모시는게 과연 합리적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계신 울 엄니가 봤으면 아마 이랬을 것 같다 "죽음 사람 땜에 산 사람이 고생한다는게 먼 소리야.." 나 역시 100% 동감, 그렇다 보니 물건들을 보러 다닐때 이 조상공간이 늘 아쉬웠다. 이 공간만 없으면 좀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아무튼 그런 집만 보다가 이 집을 보니 더 좋게 보일수 밖에 없었다.
만약 베트남에서 부동산을 찾는다면 자기만의 기준이 필요
베트남 로컬, 현지인 부동산업자가 소개해 주는 또는 그런 사람들이 분석한 지역의 특성 및 유동인구는 절대 도움이 안된다. '나보다 현지 사람들이 더 잘 알겠지', '이 사람들이 지역 전문가이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울 수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직업에 대한 책임감을 못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 '최고다' 이런 말만 늘어 놓는다. 절대 본인의 기준에서 어긋나는 부동산이면 아무리 옆에서 머라고 해도 귀를 닫아야 한다.
또한 현지 업자들에게 주차 문제를 물어보면 백이면 백 다 "문제 없다"고 한다. 한 번은 한 업자의 소개로 주택을 보러 갔다. 폭 3m도로를 사이에 두고 집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거기 집들은 별도의 주차장도 없었다. 그러나 업자는 주차 문제는 없고 그냥 길에 세우면 된다고 한다. 진짜 몇 대 쥐어 박고 싶었다... 뻔히 현장을 보면서 문제점을 말하고 있는데 생각없이 대답만하는 현지인 업자들을 보자면 베트남 로컬에서 물건을 찾는게 이중삼중으로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자동차 문화를 경험하지 않은 이들의 답은 그게 정답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절대 현지 업자의 말을 귀담아 들어서는 안된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 베트남 로컬도 차가 엄청 늘어나는 추세이다. 내가 사는 로컬 아파트도 내가 처음 입주했을 때는 차가 많지 않았다. 지하 주차장도 거의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년정도 지나니 지하주차장도 야외 주차장도 더이상 주차할 공간이 없다. 밤에 주차를 위해 아파트를 뱅뱅 도는 차들도 쉽게 목격이 된다.
베트남 로컬에서 부동산을 찾는다? 정말 답답하고 짜증도 엄청나지만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찾아야 한다는 경험을 얻기도.... 만약 내가 급했다면 또는 베트남 현지인 부동산업자 말만 듣고 계약했다면 그 순간부터 오로지 나의 손실로 귀결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이 주택을 어떻게 잘 이용할지, 그 점에 대해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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