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생활을 하면서 그닥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시다 보니 이래저래 사람을 오래 만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베트남에 나와 있는 한국 관리자들 진짜 고군분투하십니다. 본사에서 제때 도움을 못 받는 기업도 한국 관리자들이 똘똘 뭉쳐 헤져나가는 기업도 있고 베트남 직원들의 존경을 받아서 잘 꾸려 나가는 기업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마주치고 싶지않은 사실들과 대면하게 되면 말수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베트남에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경험하기도 하지만 회사가 잘 안돌아가는 또는 재정이 어려운 관리자들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공통된 대화 내용은 본인의 업계 경력과 자존감(?),,,,
내가 경력이 몇년인데...., 내가 한국에 있을땐 이랬지,,,, 법인장도 나한테 함부로 못해....., 내가 회사 안나가면 업무가 마비된다니까... 등등 모든 스토리에 반드시 본인이 있습니다. 물론 우주의 중심은 나니까 괜찮은 마인드이지만... 제가 여기서 경험한 것과 한국에서 경험한 것이 너무 달라서 어떨땐, 진짜 저 사람이 한국 관리자 아니 관리자라는 직책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종종 있습니다.
능력과 경력이 있다면 인정을 해줘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일에 대한 결과가 매끄럽지 못하거나 일에 대응하는 과정이 일반적인 예측을 벗어 난다면 생각을 한번 해봐야 합니다.
한국은 제조국으로 수출주도형 국가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업들이 저임금 저비용을 찾아 베트남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베트남 현장에서부터입니다. 회사 운영이 잘 안돼거나 재정이 어려운 관리자들과 이야기나 상담을 해보면 거이 다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하라고 아침에 지시했는데 저녁에 와보니 하나도 안 돼있어, 도대체 베트남 ㅅㄲ들은 하루종일 머하고 있는지, 한국 같았으면 벌써 끝내고 다음 일 들어갈텐데.. 베트남 진짜 못하게 먹겠어요, 게으르고 아무 생각도 없고,,,"
여기까지만 들어면 베트남 직원들이 먼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베트남 생활 처음엔 '아 많이 힘들겠네'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대화 내용이 바뀌지 않고 지속 반복적이라면....
베트남 직원들 또는 베트남 로컬 협력회사들이 일을 못 하는 경우가 당연히 발생합니다. 그러한 불확실성은 늘 존재하고 그 리스크를 줄여주는게 한국 관리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본사에서 3일 걸릴 일을 베트남 공장에서 10일 걸린다고 보고하면 당연 베트남 한국관리자가 무능할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보고하고 관리자로써 10일에서 3일로 단축 시키는 과정을 찾아가는 것도 한국 관리자의 의무입니다. 한국과 동일하게 할 수 없다면 계속 그 리스크를 줄여가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10일이면 다음엔 9일 그리고 8일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한국관리자의 리더십...
만약 10일 걸린다고 하고 10일에 끝내면 관리자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그런데 9일 또는 8일에 끝낸다면? 베트남이라는 인프라를 생각하면 당연히 무능한 관리자가 아니라 유능한 관리자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없고 본인의 경력만 내세우는 한국 관리자... 단순히 베트남 직원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게 이런 대단한 분들이 항상 이직을 준비하고 계시는 것도 참 희안한 공통점이이었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한국 관리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찌보면 회사의 운명과도 연결된 부분입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베트남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베트남 직원들이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베트남 직업군을 좀 살펴 보면... 전문가집단, 서비스집단, 제조업집단 등등 이렇게 분류해 본다면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교육이 타 직군보다는 높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이 여기에 온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한국 관리자가 이고 가야할 의무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상황을 한국 본사에서도 고려하여 직원간에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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